안녕하세요. 저는 인천서부지역 별무리의 정휘범입니다.
서울에서 15년째 초등교사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사선교회는 캠퍼스 1학년 때 만나 훈련받고 양육하였고, 10년 동안 서울교대 캠퍼스 사역자로 섬겼습니다. 이후에는 본부의 예비교사국에서 사역하였고, 이어 사무국의 전략기획팀장으로 수련회와 같은 공동체의 여러 일을 기획하고 추진하였습니다.
지난 1월 겨울수련회는 참 감격스러웠습니다.
코로나19때문에 몇 년 동안 온라인으로 모이다, 마침내 한 자리에서 예배하고 교제하는 것 자체가 감사했지요. 저 또한 많은 지체들처럼 집회실에서 어깨를 나란히 드리는 찬양이, GBS로 둘러 앉은 나눔이, 오가는 복도와 로비에서 건네는 인사조차도 깊은 은혜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두 자녀가 마침내 어린이캠프에 가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집회시간에 심심하다며 징정거리는 아이를 달래며 로비에서 듣는둥 마는둥 했던 저녁예배 메세지를, 이제 집회실 의자에 앉아 집중해서 들을 수 있다는 사실도 감격이었습니다. 수련회 현장에서 예배 메세지를 라이브로 듣고 묵상하고 기록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했어요.
수련회를 마치고 나서도 그 은혜를 이어가고 싶었습니다.
이후 한 달여의 시간 동안 QT시간에 매일 수련회 메세지를 다시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놓친 은혜가 있을까 싶어 네 분 주강사의 유투브 메세지 영상을 매일 조금씩 나누어 다시 듣고 묵상했습니다.
더하여 저는 조금 특별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본부에서 수련회 메세지를 단행본으로 만드는데, 제가 편집을 맡았어요. 수련회 네 개의 메세지 원고를 받아 수정하고 책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한 원고를 적어도 네다섯번은 반복해서 읽게 됩니다. 고칠 부분과 오타를 찾기 위해 원고의 모든 문장을 세세히 읽지요. 이 과정 또한 주강사로 수고하신 간사님들의 묵상과 수련회의 은혜를 확인하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저의 이번 수련회 경험을 자세히 나누는 이유가 있습니다. 수련회의 메세지들을 여러 차례 듣고 읽으며, 은혜와 함께 느낀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감사했습니다. 은혜로웠습니다.
그러나 아쉬었습니다. 몹시 아쉬웠습니다.
‘교육에 희망을’
어디에 있습니까?
이번 수련회에서 선교회가 회원들에게 주는 메세지란 ‘지난 2년간 힘드셨지요? 자, 이제 힘내서 양육합시다.’ 인가요? 이게 전부입니까. 우리 선교회가 전하고 격려하여 힘쓰기를 권면하는 전부입니까. 양육, 소중합니다. 저도 양육으로 성장했고 양육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자양육만하면 교육계를 섬기는 건가요. 그것이 600여 명의 수련회 참석자를 가진, 좋은교사운동 최대 규모를 가진 우리 선교회가 낼 수 있는 유일한 목소리인가요?
교육계를 섬기는 사명은 어디에서 읽을 수 있나요. 코로나19 이후 더욱 어려워지는 학교를 품는 소리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습니까. 올해 서울지역 신규교사 임용TO가 고작 100여 명이었답니다. 예비교사와 신규교사들의 현실적인 신음 앞에 우리 공동체가 말하는 비전의 실체는 무엇입니까. 각자도생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학교문화에 던져진 선교회의 저경력 교사들에게 우리는 어떤 교육의 희망을 품자고 말하는건가요. 수도권에서는 코로나 이후 보직교사와 학년배정에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런 학교 분위기에서 선교회 선생님들이 감당할 헌신과 교직생활은 어떤 모습인가요. 무엇보다 학생들. 망가져 방향을 찾지 못하는 교육계에서 하나님의 참된 피조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누구의 몫인가요.
죄송합니다. 수련회를 기획한 본부에서는 제 생각보다 훨씬 많은 논의를 하셨을 것입니다. 전략기획팀장을 할 때 3년 간의 경험을 돌아보면, 본부에서는 6개월 동안 수련회 전반에 관해 고심하여 준비하신 것을 압니다. 제가 좁은 시각으로 수련회의 메세지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것 아닌지, 이 글을 쓰면서도 걱정이됩니다. 분명 그런 점이 있을테지요.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사선교회를 이 때에, 이 곳에, 이 규모로 있게 하신 이유가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희망을 주는 일. 교육계의 회복된 모습을 완성하라는 부르심. ‘하나님이 창조하신 교육이란 이런 모습이구나’ 내어보이는 일. 하나님과 세상에 기여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 이는 비단 개인의 소망이 아니겠지요. 교사선교회의 사명선언과 비전선언에 녹아있는 부르심이자 공동체의 많은 지체들이 꿈꾸는 하나님 나라의 책임있는 기독교사의 모습이라고 믿습니다.